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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나의일상

[아줌마스토리]맥심 맛나게 먹는 방법

직장 20년 차에 멋지게? 퇴사하고, 제 앞에 놓인 현실은 자겠다고 재워달라고 우는 17개월짜리 아들과

한 번에 마셔버린 맥심을 탄 커피잔이 놓였네요. 아무리 아기가 울어도 아무리 아들 밥을 먹여야 하는 순간에도

아침에 맥심을 먹는 시간은 제가 아직 놓을 수 없는 퇴사 한 지 100일 안된 이젠 가정주부가 된 저입니다.

 

커피잔
우는 아들때문에 원샷한 커피잔

 

우울하냐고요??

아니요! 환상에 가까운 기대를 없애는 게 저의 정신 건강에 좋다는 결론을 얻은 게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년으로 얻은 귀한 깨달음이네요.

새벽녘까지 안 자던 아들 녀석이 늦게 잠들어서 늦잠을 자겠지 하고 나도 함께 좀 자야겠다 했는데

신랑 출근하는 시간에 맞춰 일어나 배고파하는데 무거운 몸은 저만 알아줄 뿐

저도 엄마인지 일어나 아들 밥을 준비하고, 아들 아침 후 먹을 약과 후식 과일까지 준비해서 먹이고

포기할 수 없는 맥심 한잔은 이미 식어서 아이스 맥심이 아니라 미지근한 맥심이 되어서 저를 기다리더라고요 

 

아들 녀석 아침 케어 다 하고 미지근한 맥심이라도 먹자 하고 돌아서려는데

아들 녀석 '나를 재워라~' 하고 울어재껴서 안방에 데리고 들어가니

잠투정 10분 재우는데 20분 ~ 저의 멋진 오전 일과가 대략 끝이 났네요.

 

저도 한숨 하려다가, 거실에서 우렁차게 들리는 로봇청소기의  '청소를 시작하겠습니다' 소리에

30분 동안의 저의 수고를 깨울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한방에 일어나 거실로 나왔네요.

 

거실은 또 엉망입니다. 

맥심을 다시 한잔 뜨겁네 탔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맥심을 맛나게 먹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습니다.

 

바로 '맥심 투샷' ㅋㅋ

 

비가 올 듯 말듯한 우중충한 날, 좀 센티해졌던 그런 날

회사에 탕비실에 가서 커피나 한잔 타 먹자 하고 갔는데

내가 좋아라 했던 부장님 한분이 맥심 봉지로 기운차게 맥심을 젓고 계시더니

다시 정수기의 따듯한 물을 가득 붓더니

 

'윤대리도 먹어봐' 이러시는 거예요ㅋㅋ

그래서 알게 된 맥심 투샷

 

맥심 맛나게 먹는 방법

   준비물 : 맥심 2 봉지, (꼭) 종이컵 2개

   방 법   : 1. 맥심 2 봉지를 야심 차게 뜯어서 종이컵에 넣는다

              2. (중요) 뜨거운 물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조금 넣고 티스푼으로

                  녹을 때까지 저어준다.

              3. 다 녹은 커피 컵에 한 개 더 준비된 종이컵을 끼워 넣어준다

              4. 뜨거운 물을 컵에 가득 붓고 티스푼으로 저어준다

              5. (만약) 차갑게 먹고 싶다면 그냥 그 컵에 얼음만 넣어주세요

              6. 맛나게 먹는다.

 

진짜 이상하게 이렇게 먹은 날, 우중충했던 그날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름도 지었습니다.

'맥심 투샷' 이라고요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재미나게 맥심 투샷 이름 때문에 재밌는지 대화 분위기가 좋아지기도 했던 때가

그립네요.

 

아들이 꿈틀거리는 게 가장 무서운 지금입니다. ㅋㅋ

그래도 이렇게 블로그에 제공 간이 생긴 것이 위로가 되기도 하는 지금입니다.

맥심이 식어가네요.

잠시 컴퓨터의 시간을 보고 사무실 생각을 잠시 했네요.

그립지만 않으면 좋겠는데, 살짝 그립기도 합니다.

 

그래도 지금의 내 모습을 좋아해 주고 활기차게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별거 없는 아줌마 정보였어요.

앞으론 이것저것 좋은 리뷰나 일상이 공유할 게 있다면 올려볼 생각입니다.

 

누가 보시려나요?

혹시 달달한 커피를 좋아하는데, 나갈 수가 없다면 맥심 투샷 어떠세요?

생각보다 맛난 커피를 만나게 됩니다. ^^